정신건강의학과 첫 방문, 실제로는 어떤 과정을 거칠까요. 상담부터 약 처방까지, 처음 가본 사람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후기를 담았습니다.
목차 정신과에 가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이야 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되었는가 첫 방문 접수부터 진료실 앞까지의 이야기 정신과 상담은 어떻게 진행될까 약 처방이 바로 나오진 않는다 약물 복용은 생각보다 부담 없었다 병원 가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 들 한 발 내딛는 것 그게 용기였습니다 |
정신과에 가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이야
정신건강의학과, 흔히 정신과 라고 부르는 이 병원은 왠지 모르게 가기까지 너무 많은 용기가 필요한 곳 입니다.
"내가 정신병이라도 걸린 건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부터, "주변에서 알게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 하기까지 하였어요
하지만 결국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우울감, 무기력, 불안, 불면… 혼자서 감당하려 했던 감정들이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내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처음 방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접수하는 순간부터 상담, 약 처방, 그리고 치료 후 변화까지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담아 봅니다.
혹시 지금 정신과 방문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글이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되었는가
시작은 단순한 불면증 이었습니다. 하루 이틀 못 자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 생각했지만,한 달, 두 달이 지나도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계속 깨어 있는 상태가 지속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감정 조절도 안 되고, 당연히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게 되고, 아무 일도 없는데 눈물이 나는 날도 생겼어요
처음엔 "이 정도로 병원에 가는 건 오버 아냐?" 싶었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그때 가지 않았으면 더 힘들어졌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은 현명한 선택 이었습니다.
첫 방문 접수부터 진료실 앞까지의 이야기
정신건강의학과도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했던 것처럼 내과나 가정의학과와 같은 다른 병원과 다를 바 없이 일반 외래 접수를 하면 됩니다. 병원에 따라 진료 예약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동네 의원급 병원은 대부분 당일 접수가 가능합니다.
처음 병원에 들어갔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학생, 직장인, 중장년층까지 다양했어요.‘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싶어 조금은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초진 접수를 하고 나서 자가 평가지를 작성 하였습니다.우울, 불안, 수면 상태 등 여러 항목을 체크하는 형식인데, 이걸 바탕으로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정신과 상담은 어떻게 진행될까
드디어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솔직히 긴장됐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사는 천천히 아주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건넸습니다.
“요즘 어떠세요?”
“불면이 시작된 시점이 있나요?”
“감정 기복이나 불안 증상이 있었나요?”
의사는 나를 판단하지 않았고, 내 말을 끊지 않고 다 들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이 잘 안 나왔지만,한 두 가지 말하다 보니 마음이 조금씩 풀어졌습니다. 상담 시간은 약 20분 정도 이루어 졌어요.
약 처방이 바로 나오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에 가면 바로 약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의 경우도 상담을 통해 우울감보다는 불안과 수면장애가 주된 문제로 확인되었고, 이에 따라 가벼운 항불안제와 수면 유도제를 소량부터 시작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처방은 보통 2주 단위 라고 했어요. 추후에 경과를 보면서 점진적으로 조절한다고 하였습니다.
의사도 약은 조절 가능하고, 원하면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설명 해 주었습니다.
사실은 약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었지만, 설명을 듣고 나니 훨씬 마음이 편해졌어요.
약물 복용은 생각보다 부담 없었다
정신과 이라고 하면 좀비처럼 되는 것, 평생 먹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복용해보니 그런 건 전혀 아니었어요.
처음엔 약물 복용이 두려웠지만, 약은 내 기분을 조절해주는 보조장치에 불과 했습니다.
약이 내가 할 일을 대신해주는 건 아니었지만, 내가 무너지지 않게 버텨주는 울타리 같은 역할을 해줬습니다.
수면제는 부작용이 없이 자연스럽게 잠이드는 느낌이 있었어요. 아침,점심, 저녁으로 하루 세번 먹는 약을 처방 받았고 낮에 먹는 약은 집중력이나 기분을 크게 변화 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예민함과 불안이 줄어 들면서 마음이 차분해 졌어요.
병원 가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 들
- 정신과는 생각보다 일상적인 곳입니다 : 평범한 사람들도 많이 오는 곳이에요
- 의사는 내 말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 울어도 말이 엉켜도 괜찮아요
- 약은 필요할 때 먹는 도구일 뿐입니다 : 약물 복용에 대한 편견을 줄여 주세요
- 초진은 상담시간이 조금 더 길어요 : 20에서 30분 정도 여유 있게 진료 시간을 잡는게 좋아요
- 예약제 병원을 미리 확인 해야 합니다 : 특히 대학병원은 사전 예약이 필수 경우가 많아요
한 발 내딛는 것 그게 용기였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처음 방문한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큰 결심이고 누군가에게는 용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한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이미 회복의 반은 시작된 것이라는 점 입니다.
“마음이 아프면 왜 병원에 가냐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나는 이제 대답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땐 병원에 가듯, 마음이 아플 때도 병원에 간다고 대답합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정신과 진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두려워 말고,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려보길 바랍니다.
거기에는 판단이 아닌 이해가 기다리고 있을 것 입니다.
'정신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 없이 불안을 줄이는 생활 습관 (0) | 2025.04.17 |
---|---|
직장인의 정신 건강 직무 스트레스가 불러오는 진짜 병 (0) | 2025.04.15 |
일상에서 실천하는 정신 건강 루틴 7가지 (0) | 2025.04.14 |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 받을 때 꼭 알아야 할 5가지 팁 (0) | 2025.04.13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나도 모르게 겪고 있을 수 있다 (0) | 2025.04.12 |
ADHD는 어린이만의 질병일까 성인 ADHD 자가 진단 가이드 (0) | 2025.04.12 |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는 번아웃 증후군의 정체 (0) | 2025.04.12 |
조현병의 오해와 진실, 영화 속 정신병과 실제 질환은 다르다 (0) | 2025.04.11 |